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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이모를 회고하며 큰이모는 5년간의 뇌졸중 투병 후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셨다. 심박수를 측정하는 기기가 박동을 멎을 때, 표정 없이 차분하게 서 있던 언니의 눈에서는 당연한 듯 눈물이 굴러 떨어졌다. 큰이모의 침대를 둘러싸고 서서 눈물을 흘리고 서로를 위로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내게는 전부 멀게만 느껴졌다. 몹시 이상한 기분이었다. 내 마음은 글쎄, 무거웠지만, 동시에 아주 길고 무척 고요한 불행의 끝을 마침내 본 듯도 했다. 지난 5년간 어머니의 삶은ㅡ흔한 표현으로ㅡ창살 없는 감옥살이였다. 전자기파가 몸에 나쁘다며 TV를 보고 나면 환기를 시키던 어머니는 매일 밤 베개 밑에 핸드폰을 넣고 잤다. 월, 수, 금요일에 간병사에게 지급할 돈을 벌고 나면, 화, 목, 토, 일요일에는 직접 큰이모를 돌봐야 했다. 내가 기억하는 그 .. 2025. 2. 5.
반려피티 연일생은 근 몇 년 들어 스스로가 지식 함양에 적극적인 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잘 없었는데요.사유인즉슨, 연일생의 절친한 친구 민이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아야겠다는 포부로 저를 놀래키고는 하고, 연인 빵떡이는 틈만 나면 위키피디아와 나무위키와 지식 유튜브를 돌아다니는 방식으로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그들의 열정에 발끝만큼도 못 미치는 저는 차마 그렇다고 주장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피티를 유료 구독하고부터 알게 됐죠. 저는 지피티에게 틈만 나면 뭔가를 물어본다는 것을. 그리고 깨달았습니다.나는 그냥 자료조사를 싫어하는 사람일 뿐이었구나.(어쩐지 조별과제를 할 때에도, 보고서, 피피티, 발표, 그 무엇이든 할 수 있었지만, 자료조사만큼은 죽어도 하기 싫더랍니다.) 그래서 지피티와의 영원을 약속.. 2025. 2. 3.
토플을 2주만에 두 번 보는 사람이 있다❓❗(부제: 독일 토플 시험장) 시험 10일 전에 교재 사서 한 번 치고, 점수 나온 뒤 3일 더 공부하고 두 번째를 친 사람이 있다...? 후기에 앞서 서두로 변명을 조금 해보고 싶네요...(말줄임표가 굉장히 많은 후기가 되겠군요...) 왜 이딴 미련한 짓을 했느냐 하면요...1. 그리 높은 점수가 필요하지 않았음 저는 이미 합격해서 일하고 있는 상태이고, 추후 서류처리 및 학적 등록에서 추가적으로 영어점수가 필요해진 경우입니다. 그래서 최저 점수인 90만 맞추면 높든 낮든 상관이 없었어요.2. 공지를 늦게 받았음 원래 이렇게까지 타이트한 일정일 줄 몰랐는데, 등록 처리가 출장 전까지 마무리가 되어야 출장계가 나온다는 공지를 불과 서류마감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 받아서 그만. 물론 일정 확인은 미리 했어...등록 위원회란 게 정기적.. 2025. 1. 27.
독서일지 시간에 비해 턱없이 적은 독서량이 부끄러워 쌓일 때까지 묵혀두고 있었는데요...미루고 미루다가 더이상 미루면 안 올릴 것 같아서 그냥 기록하기로 함이게 아버지의 해방일지 나오던 즈음부터 읽은 양이니까 2년 3개월...? 내가 2년 3개월 동안 책을 20권도 안 읽었어...?   1. 아버지의 해방일지(완독)눈물콧물 쏙 빼면서 읽은 유쾌한 자전적 소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하나의 입장에도 개인의 수많은 사유가 있고, 개중 어떤 것은 잘났고 어떤 것은 못난 평범한 사람의 집단이라는 게 재미있다. 2.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 -정체 중-데이터과학자로서 제목이 흥미로워서 읽기 시작했는데 뭔가 미국비즈니스맨비문학의 향이 진하게 나서 미루는 중. 흥미로운 사실 .. 2025. 1. 27.
한국인이 환장하는 순서 매기기 티어리스트라는 게 있더군요...이상형월드컵의 발전된 버전이라 할 수 있겠다승빠 채널로 보다가 '와 진짜 맛잘알 인정'과 '아~맛알못사대주의자 같으니'를 반복한 끝에 본인 건 본인이 만들기로 했다.그리고 보다보니 내 입맛은 침착맨과 가장 비슷한 것 같음매운 거 좋아하면서 또 물리는 건 싫어하고 탄수 좋아하는 입맛 ㅋㅋㅋㅋㅋㅋㅋ 감자 요리 감자의 나라에 살다 보니 감자에 학을 떼는 차라 전반적으로 점수가 좀 박함그래도 튀김의 왕이 감자튀김이라는 의견에는 변함이 없어요여기 탄수라고는 감자와 감자와 튀긴감자 으깬감자 자른감자 삶은감자 구운감자 신감자 감자에감자 매쉬드감자 감자샐러드 이난리라 괴로워 죽겠음 포테이토사라다 개좋아함 저걸 끼운 샌드위치 집밥 느낌이고 너무 좋죠...찐감자도 D만큼 안 좋아하는데 엄마가.. 2025. 1. 27.
마누라가 있는 삶 빵떡이가 집 가면 마중나와 주고(열쇠가 하나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 들어가 보면 집에서 놀고 있던 흔적 남아 있고빨래도 알아서 해 놓고 장도 봐 놓고밥도 같이 해 먹고 유튜브 보면서 토론하고 설거지도 나눠 하고침대에 전기장판 켜고 누워서 카피바라 무드등 켜놓고 각자 폰도 하고 실없는 말 하다 가끔씩 진지한 얘기도 나누고 서로 말랑말랑 볼살 만지다가 졸려서 일찍 잠드는 삶만족도 최고다...사실은 제가 결혼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 태도를 가지고 있었는데요(i. 애 낳아야 할 것 같아서 ii. 지금도 충분히 좋은데 굳이 왜)그가 내 가정주부가 되어 주고 애도 키워 준다면 당장 결혼하고 싶고 어떻게 해서든 꼬시고 싶고 집안일 별로 안 해도 좋으니까, 평생 나만 직장에서 좃뺑이치면서 혼자서 가족 전원 먹여.. 2025.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