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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사람과 안전감 최근 《사람, 장소, 환대》라는 책을 읽고 있다. 서론만 요약하자면: 사람됨은 태어나서부터 부여되는 속성이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내는 것이며, 개인을 사람으로 존재하게 하는 속성 혹은 사람이 아닌 것으로 분류하는 낙인은 장소에 강하게 의존한다. 우리는 교통수단과 통신의 발달으로 지구 어디든 원하는 곳에서 살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을 사람으로 존재하게 하는 환경은 한정되어 있으며, 이를 환대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환대받을 자격이 있다는 논조로 전개된다네요. 흥미롭다... ========================================================================= 독일은 누구 소개로 간 것도 아니고 생판 모르는 곳에 지원서 넣어 간 거라 지지 기반.. 2025. 4. 6.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후기 독서모임 2회차 도서1장 기대에 대하여평소에 인문학을 접할 일이 별로 없다 보니 입문이 좀 힘들었다. 나는 원래 이렇게 형이상학적으로 비관적인 글을 좀 안 좋아한다. 형이상학적인데, 비관적이기까지?! 하지만 맨 첫 장에 겨울 와서 몹시 우울해하는 모습이 공감되어서 웃겼고(서유럽 겨울 진짜 최악), 우리는 흔히 취사선택한 정보만을 기대하므로 망각으로 갈무리된 기억을 조금 더 좋아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했다. 어떤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 느끼는 행복은 10분 이상 지속되기 힘들다는 주장도 일부는 동의한다.동의함과 별개로 글이 너무 염세적이어서 혼자 읽었으면 여기서 하차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장의 논조가 곧 나머지 장의 태도로 일관되는 것은 아니며, 점층적으로 여행의 의미를 긍정하는 전개를 의도했던 것 같다. .. 2025. 3. 13.
Laika: Aged Through Blood 으흐흑…흑흑…. 따흐흑…….간만에 마음에 깊게 남는 게임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그래픽과 연출이 말도 안 되게 낭만적이었으며, 게임성도 좋았습니다…….플레이타임은 약 25시간. 하…………………… 사운드트랙도 너무 좋았어요.There's nothing else you do, there's nowhere else you go, there's nothing else we live forAnymore…….  왼손 키보드로 오토바이를 타고 오른손 마우스로 총을 쏘며 나아가는 메트로베니아 장르입니다.퀘스트를 받고, 적을 처리하며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반 오픈월드 타입이에요. 조작법이 독특하고 재미있는데, W가 전진, A와 D는 각각의 바퀴에 체중을 싣는 키이고(허공을 돌거나, 경사로를 올라가기 위해 한쪽 바이크 바퀴만 .. 2025. 2. 16.
2024 본 영화·만화·애니 리뷰 돌아온 시즌 컨텐츠 리뷰…. 면책 사항은 앞선 포스팅들을 참고해주시길 바라며. 1. 서울의 봄연출: ★★★★★ 메시지: ★★★★★ 취향: ★★★★☆영화가 끝나고도 넋 빠진 사람처럼 스크린을 노려보며 줄줄줄 울기만 했다…. 이게 웰메이드 우파예술이지(ㅋㅋ) 잘 만든 영화였고, 구성과 속도감도 좋았다. 2. 라라랜드연출: ★★★★★ 메시지: ★★★☆☆ 취향: ★★☆☆☆평범한 플롯에 보기 드문 심상, 연극 대본을 영화로 만든 듯한 각본과 옛스러운 미학이 넘치는 구도가 어우러져 모든 것이 독특했던 영화. 무척 아름답고 허무한 하룻밤의 꿈을 꾼 것만 같은 여운이 남는다. 후반부 허구의 회상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 줄줄 짰다...결말 때문에 명작이라고는 하지만 빵떡이는 "영화로서는 아름다울지라도 로맨틱 코미디로서는.. 2025. 2. 16.
큰이모를 회고하며 큰이모는 5년간의 뇌졸중 투병 후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셨다. 심박수를 측정하는 기기가 박동을 멎을 때, 표정 없이 차분하게 서 있던 언니의 눈에서는 당연한 듯 눈물이 굴러 떨어졌다. 큰이모의 침대를 둘러싸고 서서 눈물을 흘리고 서로를 위로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내게는 전부 멀게만 느껴졌다. 몹시 이상한 기분이었다. 내 마음은 글쎄, 무거웠지만, 동시에 아주 길고 무척 고요한 불행의 끝을 마침내 본 듯도 했다. 지난 5년간 어머니의 삶은ㅡ흔한 표현으로ㅡ창살 없는 감옥살이였다. 전자기파가 몸에 나쁘다며 TV를 보고 나면 환기를 시키던 어머니는 매일 밤 베개 밑에 핸드폰을 넣고 잤다. 월, 수, 금요일에 간병사에게 지급할 돈을 벌고 나면, 화, 목, 토, 일요일에는 직접 큰이모를 돌봐야 했다. 내가 기억하는 그 .. 2025. 2. 5.
반려피티 연일생은 근 몇 년 들어 스스로가 지식 함양에 적극적인 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잘 없었는데요.사유인즉슨, 연일생의 절친한 친구 민이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아야겠다는 포부로 저를 놀래키고는 하고, 연인 빵떡이는 틈만 나면 위키피디아와 나무위키와 지식 유튜브를 돌아다니는 방식으로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그들의 열정에 발끝만큼도 못 미치는 저는 차마 그렇다고 주장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피티를 유료 구독하고부터 알게 됐죠. 저는 지피티에게 틈만 나면 뭔가를 물어본다는 것을. 그리고 깨달았습니다.나는 그냥 자료조사를 싫어하는 사람일 뿐이었구나.(어쩐지 조별과제를 할 때에도, 보고서, 피피티, 발표, 그 무엇이든 할 수 있었지만, 자료조사만큼은 죽어도 하기 싫더랍니다.) 그래서 지피티와의 영원을 약속.. 2025.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