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여름은 한국에 비해 많이 덥고 습하지 않아서 일반적으로 잘못했다고 빌며 사는 걸로 충분합니다
진짜 문제는 사무실에도 실험실에도 집에도 식당에도 관공서에도 그 어디에도 에어컨이 없고 그나마 버스나 지하철 정도에서만 냉방이라는 걸 맛볼 수 있다는 점인데요...
그래서 독일인 친구들은 밥 먹을 때 야외에서 먹는 걸 선호하더랍니다. 나는 살면서 '더우니까 밖에 있자'라는 말을 처음 들어 보는데 (ㅋㅋㅋㅋ) 확실히 바람이 부는 그늘막이면 훨씬 덜 더워요

에어컨은 없지만 선풍기는 있습니다...이렇게 길게 생긴 선풍기를 팔아요
확실히 동그란 선풍기보다 바람 면적이 길고, 그래서 신체 일부에만 맞는 게 아니다보니 머리도 덜 아픔


시원한 음식도 빠질 수 없죠. 아이스크림Eis이 성황이고 간혹 이때만 운영하는 가게도 있어요.
저는 독일 아이스크림 되게 퀄리티 좋다 생각하는데 이탈리아에서 살다 온 친구들 평은 그렇지 않더군요...아니 난 맛있었는데
스파게티 모양으로 큰 접시에 담아주는 아이스크림도 있는데 이 지역 명물이라는 듯한? 저는 찬 거 한 번에 많이 못 먹어서 못 시켜봤네요
아아메는 한국만의 것이라고 밈처럼 알려져 있지만 독일에서도 여름에는 아이스커피를 꽤 판매합니다. 예전에는 잘 없었는데 요즘 많아졌다는 모양
물론 아메리카노라고는 안 부르고 그냥 콜드 커피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우리는 얼음곽에 충분한 얼음이 없어서 실험용 아이스배스에다 칠링함 ㅋㅋㅋㅋㅋㅋㅋ


중국대만식 버블티도 독일에서 은근 유행이라서 꽤 사먹을 수 있음...
마라쿠야(패션프루트) 버블티를 제일 좋아해요
한국에서 호지차를 사왔는데 냉침해서 마시면 더위가 싹 가시더라구요. 저는 다른 계절에는 항상 미지근한 생수를 선호하는데, 여름에는 유독 시원한 차가 마시고 싶어요
카페인에 이뇨작용이 있다지만 배출하는 것보다 마시는 양이 많아서 수분 섭취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네요
다만 전해질 보충과는 별 관련이 없다고 하니 땀을 많이 흘렸으면 짠 음식을 먹어주시는 편이.
어쩐지 평소에 짜서 잘 안 먹는 소시지가 그렇게 땡기더라

여름 하면 레몬. 레몬 라들러나 레몬꿀주 등이 잘 팔립니다. 온더락으로 마시니까 기분 죽여주더라고요...


여름은 핵과류의 계절이죠! 복숭아, 자두, 살구, 체리가 많고, 수박도 나옵니다!
여기 체리 너무 싸고 맛있어서 귀가할 때마다 항상 품속에 체리를 한 박스 안고 감 ㅋㅋㅋ
저는 가로수의 과실을 따먹는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도시쥐인데
친구들은 캠퍼스에 심긴 나무에 열매 열리면 덥석덥석 잘 따먹더라고요 아니 너무 신기해...
사진은 친구가 따 왔다며 나눠준 자두 비슷한 거


이맘때면 급식실 디저트 코너에 자른 수박이 많이 나오는데 덕분에 여름 내내 수박 하나는 원없이 먹었습니다
사과 퓨레도 맛있어요 핫케이크랑 궁합 좋은 듯
수박화채도 만들어 먹음 알차게 잘 보내고 있죠...마트에서 냉동 베리랑 스프라이트 사서 쏟아부으면 기가 막힘

회심의 그릭모모! 그릭요거트 정말 구하기 쉽고 복숭아도 널렸으니 여름마다 꼭꼭 해먹으시길 추천해요
행복해지는 맛


여름은 그릴렌Grillen의 계절이에요!! 야외에서 바비큐를 하러 자주 모입니다!
주로 고기, 비건고기, 소시지, 옥수수, 버섯, 치즈를 구워 먹어요
마트에 가도 그릴렌용 치즈 같은 걸 흔하게 파는 시즌이죠

근데 불 앞에 있으면 너무 더워서 왜 여름에 많이 하는지는 잘 모르겠음 ㅋㅋㅋㅋ 햇살 밑에서 바베큐 먹고 있으면 기분 끝장나긴 해요
말벌이 음식 냄새 맡고 꼬이는데 사람 많고 연기 나니까 자극받아서 사람을 잘 쏘더라고요 조심하세요...쏘인 사람 백
아니 독일은 벌 죽이면 몇천만원 벌금이라(실제로 잘 부과하지는 않지만 일단 법적으로 그러함) 죽이지도 못하는데 억울하다


독일인들 중 수영할 줄 아는 사람의 비율은 한국인들 중 자전거 탈 줄 아는 사람 정도의 비율입니다
못 하는 사람이 존재하긴 하지만 좀 엥?진짜? 싶은 느낌...유럽이 대체로 다 그런 듯 독일은 더군다나 교육과정에 거의 필수로 들어가니깐요
그래서 여름이면 호수로 수영장으로 많이 놀러다니더라고요
호수만 보이면 자연스럽게 수영하러 들어가는 것도 좀 신기했음 우리나라에는 바다가 많고 고인 물은 대체로 저수지라...
학생 할인 받으면 시립 수영장을 4유로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행복하다
사실 연일생은 수영 못 하고 물 무서워하고 뜨지도 못하는 맥주병인데요
서서히 맥주병 극복 프로젝트를 해가고 있음(미완성)
여름 수영은 유럽 로망의 핵심 중 하나이니깐요...만약 유럽에 살 계획이 있으시면 수영을 충분히 단련해 오시는 걸 추천드림...
아니 독일 와서 튜브란 것의 존재도 보지 못했고 암튜브조차 한 사람을 본 적이 없음 심지어 수영장은 180cm 깊이인데도


뮤직 페스티벌이랑 동네 축제도 합니다. 작은 마을 축제를 가봤더니 바닥에 라바콘이나 분필, 나무막대 따위로 자전거가 다니는 트랙을 지정해두고 어린이들이 그 트랙을 부딪힘 없이 완주하는 미니게임을 하던데 무척 귀여웠던


아 ㅋㅋㅋ 여름 내내 파리에게 깊은 원한을 가지게 됐는데 독일엔 방충망도 잘 안 해서 막을 도리가 없음
데엠 같은 데 가면 천으로 된 임시 방충망?을 사서 벨크로로 붙일 수 있으니
가능한 빨리 붙여서 마음의 평화를 얻도록 합시다



들꽃으로는 왼쪽의 꽃이 정말 많이 피고...화단에 영국라벤더를 심은 걸 많이 볼 수 있는데 호박벌 군집이 좋아하는 꽃이라 보송보송 귀여운 호박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너무 귀여워
프리 라벤더를 나눠주길래 한 움큼 집어와서 책상에 장식해 뒀답니다 로망이다...

덥고 힘들지만 채도 높은 햇살과 푸른 색감의 하늘을 보면 여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에요...
저녁 여덟 시 반이 넘어도 여전히 쨍쨍한 햇살이 너무 사랑스럽다
더위 조심하고 기운 내서 이 계절을 한껏 즐기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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