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데워진 집에서 따뜻하게 자고 일어나 마트에 잘 진열된 신선한 식료품을 사온 것으로 밥을 해 먹고 커피를 마시고 질 좋은 깃털이 들어간 겨울 패딩을 입고 고가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며 깨끗한 대중교통을 타고 대학이라는 고등 교육 인프라에서 제 값을 받고 과학을 연구하는 일련의 행복한 시간 속에서, 신체적 피로도 감정적 문제도 이해하지 못하는 농담도 풀리지 않는 일도 부끄러움도 어쩌면 나의 못남마저도 견딜 수 있지만, 멀지 않은 나라에서 사람이 집단 학살당하고 있다는 사실, 살해당할 걸 알면서도 자유를 부르짖고, 히잡을 벗고 독재자의 사진에 불을 붙여 담배를 피우는, 존경이라는 말로 다 부를 수 없는 여성들이 또한 자매의 시신 가방을 안고 누워 있는 사진들을 보며, 일만 팔천 따위의 숫자로 무기질하게 보고되는 생명 하나하나의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세계를 생각하고, 그것이 지금도 비가역적으로, 고작 독재자의 권력 따위를 위해 사라져간다는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무너지고 만다
All eyes on I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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