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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I Stay/개똥철학

조금쯤 중요하거나 조금쯤 과학적인 잡생각

by 연일생 2021. 11. 29.

1. 결혼식은…학위과정 디펜스 같은 거구나….
(1)시간과 순번이 정해져 있고 (2)준비한 일련의 과정을 (3)관객들에게 흠 잡히지 않게 완수해야 함
(4)주로 내가 다른 비교대상보다 뒤처지지 않음을 증명해야 함
(5)심지어 시간제한도 있음 타임오버하면 종소리 혹은 관리인의 재촉이 울려 퍼짐
(6)귀빈을 위해 먹을거리를 준비해야 하며 (7)귀빈들의 질문 혹은 인사를 끊임없이 디펜스해야 함
(8)긴장되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인고의 시간을 버텨내면 큰 보상(학위 혹은 축의금)이 뒤따름

결혼에 대한 로망은 원래 없었다가 최근에 생겼는데
반대로 결혼식에 대한 로망은 마지막 있던 하나마저 다 달아남…남은 건 웨딩드레스 하나(는 아니고 반 정도)….
긴장하면서 기다리다가 입장-주례-사진촬영-폐백 순서대로 착착착 해나가야 한다는 게 너무 끔찍함ㅋㅋㅋㅋㅋㅋ

결혼을 할지 안 할지도 모르겠지만 한다면 울 아부지 인맥을 생각해봤을 때 일반적인 예식장에서 하는 게 축의금적으로 이득이겠죠

하지만 스튜디오1) 폐백 함들이 예단 예물은 양가가 허락하는 한 생략하고 사진 부케는 지인찬스를 쓰고

드레스는 대여하고 정장 대체 가능하면 정장을 입는 것도 고려해보고 싶군요….
메이크업 정도는 받고 부모님들 선물이나 사 드리면 그게 제일 나을 듯
1) 평소에 사진관 가서 컨셉사진 많이 찍을 예정이라 필요 없을 것 같음

별개의 이야기이지만 경제적으로 독립한다면 조금 큰 집(20평대?)에서 살고 싶다는 로망은 있습니다.
큰 사이즈의 침대와 베란다와 건조기에 대한 갈망이 나날이 치솟음
버드피딩도 해 보고 싶다!!!
그리고 나는 초기화와 예산 배분 계획에 환장하기 때문에 역시 오래 된 아파트 리모델링이 적성에 맞지 않나 싶음
물론 것도 해보면 왼갖 잡일이 많아서 처리하는 중에는 뼈저리게 후회하겠죠(사회생활로 다져진 부정적 시각)

2. 비문학은 리뷰논문이구나…. Content: 주장-예시-예시-예시-주장-예시-예시-예시….
<이성적 낙관주의자> 같은 거 읽을 때 주장 한 문장에 예시를 50페이지씩 쓰는 게 지겨운 감도 없지 않았는데
그게 양식미이자 설득력 그 자체였음

3. 중동이 middle east라는 거 너무향유가 aroma oil임을 알았을 때의 충격과 결이 비슷함
언어의 익숙함에 가려져 본질을 알지 못했다
(다른 예시로 너무 어릴 때부터 휠체어라는 말을 익히 들어 와서 그게 영어라는 걸 깨닫기까지 꽤 걸렸다는 사례가 있음)
문학에서 향유라는 말을 보면 항상 사향고래의 기름 같은 걸 상상했는데 아로마 오일이라니 왠지 깨잖아 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늘 술의 '도수'가 frequency라는 걸 알고 최고로 충격받음 왜 함량을 빈도수라 표현하는 거야? MS 찍는 거야?

4. 우리나라에서 사는 것의 장점은 뭘까? 따로 조사는 하지 않고 우선 떠오르는 것부터 써봄:
-언어, 음식, 타국 생활 자체의 스트레스가 없음: 즉 외국 생활 디폴트 단점이 없음
-대중교통: 수도권과 광역시 한정이지만, 시골까지 교통이 좋은 나라는 어디에도 없으니 뭐
-배송 및 배달 시스템: 상위 항목과 궤도를 함께함
-의료보험과 의료 시스템: 한국 국뽕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점.
-치안: 이하 동일
-원룸: (서울 제외) 200에 25 정도로 (모든 구성요소가 쌈마이하긴 하지만) 풀옵션을 갖춘 주거공간이 있는 나라는 별로 없을 것. 미국은 전세도 없는데 월세도 200만원씩 든다는 괴담을 들음(특: 괴담아님)

-마이너리티: 예전에는 미국~유럽권에서 동양인 인종차별 당한 썰을 보면 분개했는데 한국인들이 한국 내의 중국인 흑인 이슬람인을 대하는 것 보면 그다지 내가 분개할 만한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대체로 무례하고 개념이 없어 그럴 만하다'라는 대답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미국인들이 동양인 전반을 보는 시선이 딱 그 정도 아닐까 싶음
어딜 가나 마이너리티는 감수해야 할 리스크이고 대체로 개인의 노력 차원에서 극복할 수 없는 점이 있기 때문에, 감내하거나 그만두는 방법밖에 없다. 경험상 남초직장에서 남자 동기가 남선배에게 싸바싸바하면 사회생활이 되지만 내가 같은 방식으로 하면 무임승차하려고 끼부리는 여자가 됨(직접 들은 내용을 순화한 것). 못 해서 부럽단 소리는 아니지만 남선배 남후배끼리 형님동생 허허허 하는 걸 보면 역한 건 어쩔 수 없는ㅋㅋㅋ
통계 수업에서 '특이하게도 통계적으로 사회의 큰 마이너리티로 여겨지는 특성 중 '여자 엘리트'가 있다, 매우 높은 수치다'라는 말을 들은 게 기억난다. 말한 사람이 중년 남성 강사여서 조금 신선했던 내용.

그래서 미국~유럽권에 살았을 때 그렇게 큰 마이너리티를 두 개나 얹고 살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미국 연구원들은 동양인도 많고 외국인 혹은 1세대 귀화인도 많기 때문에 연구직 직장에서는 마이너리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생활상: 신토불이 연일생은 장판 없이는 못 살아요
-그 외 뻘한 것: 나는 한국 공산품이 대체로 고품질이라는 말이 대충 한국 국뽕 채우려고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비슷한 가격대의 미국 제품 몇 개 써보고 그것이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특히 샴푸 같은 거…. 미국에서 고급 브랜드가 많이 생기고 잘 나가는 이유는 고급 브랜드 제품이 아닌 것은 퀄리티가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일 것임(검증되지 않은 추측)ㅋㅋㅋㅋㅋ 반면 한국의 2급? 이류? 브랜드 샴푸는 매우 좋은 편이라…. 하지만 이게 딱히 중요한 지점은 아님. 


5. 과제 프로포잘 정말 생소한 분야를 가르쳐 주지도 않고 쓰게 해서 광광 울면서 밤샘
잠을 못 자면 멘탈이 기하급수적으로 깎이는 체질의 연일생은
시간을 줄이고자 밤샜으면서 컨디션 난조로 결국 오전을 자는 데 썼다는 자괴감에 휩싸여 '이런 것도 못 하는 나는 스레기…' 하고 수렁에 빠졌다고 한다
그러나 내용도 없이 분량만 채웠으나 분량마저 모자란 자신의 앙상한 글이 칭찬세례를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선배들이 일적인 부분에서 선의의 거짓말을 해줄 만큼의 무지성 배려심은 없는 것 같아서 혼란에 빠지게 됨ㅋㅋㅋ
칭찬을…할 거면 저에게 직접 해주시면 안 될까요 교수님. 무슨 칭찬인지 정말 듣고 싶은데. 들은 발언이라곤 '고급 어휘들이 좌르륵'이라는 VJ특공대st 구절 하나뿐이라 골백번 곱씹고 있음ㅋㅋㅋㅋㅋ 칭찬을 주세요~ 칭찬이 모자라요~

6. 고목을 베다 죽는 사람이 많아서 '오래 된 나무는 함부로 베는 거 아니다'라는 걸 배우며 자랐는데
요즘 생각해 보면 고목이니만큼 몇백 년 전의 균과 바이러스를 포함하고 있고
현대인들은 거기 노출된 적이 없어 쉽게 감염되어 죽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함…. (레퍼런스 없음)

7. 질염에는 쑥으로 좌훈 하는 게 좋다던데, 질염은 대개 세균성 아니면 곰팡이성이고, 좌훈은 그냥 증기로 고온멸균하는 게 아닐까…. 오토클레이브의 원리로(?)….
경험자들은 '충분히 뜨거워야 한다'는 걸 강조하는 걸 봐서 역시 설득력이 있다
쑥이고 자시고 증기만 있으면 되는 거 아녀? 쑥은 그저 증기를 오래 방출하는 수단일 뿐인 거지
실제로 곰팡이성 질염에는 바셀린 바르면 대체로 낫는다. 대부분의 곰팡이는 지질이 많은 환경에서 살 수 없기 때문에.

8. 오래 된 지인에게서 '나 이외의 사람에게 하는 말투를 보면 꼭 다른 사람 같다', '뭔가 사회생활 인격이 느껴진다'라는 평을 들었다. 그리고 그걸 듣고 내 중고등학생 인생을 함께한 웹툰 <모두에게 완자가> 147화를 찾아봤다. 딱 요즘 내가 느끼고 있던 일들, 사회생활 이전과 2~3년차 사이의 빠른 변화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언제나 변한다는 것에 긍정적인 편이라, 그런 말이 내심 기쁘기도 했다. 물론 변한다는 것에 긍정적이게 된 것도 변한 점 중 하나다.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titleId=471283&amp;no=149


9. 모 SF 소설 제목처럼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라고 소위 '꼰대'들을 흉보면서도, 꼰대라는 말이 어디까지 정당할까 하는 생각도 한다. 내 다음 세대에서는 일행과 걷다가 돌연 길바닥에 침을 뱉는 게 무례하지 않게 될 수도 있겠지(별로 그럴 것 같진 않지만 가정이다). 만약 그걸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싫어한다면, 실내에서 모자 쓰지 말라는 이유 모를 규칙에 엄격한 중노년층 교수와 같은 사람이 되는 걸까. 물론 내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꼰대질은 대개 권력으로 찍어누르거나 비효율적인 옛것을 중시해서 일의 진행을 늦추는 종류의 것이라 이야기가 다르긴 하다.

10. 내가 동물의 숲 주민이라면 내 말 끝에는 아마 '물론'이나 '사실'이 붙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지도교수님 말끝에는 '실제로'가 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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