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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 Much Writer

여자의 우정에 대한 조금의 과시

by 연일생 2024. 4. 27.


친구 G는 여자친구가 없는 기간을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했다. 확실히 연애를 하지 않을 때의 그는 푸석푸석하게 마른 행색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결핍을 숨기지 않는 그에게서는 필터를 거치지 않은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그 하소연을 듣다 보면 문득, 남자들의 우정은 실로 버석버석한 것이라 조금의 핑크빛도 허용하지 않아서, 그토록 많은 남자들이 연애를 원하는 게 아닐까? 라는 합리적인 의심도 든 것이다...

그러면 말이야?
보통의 남자들은 여자친구가 없다면
보고 싶다고 전화할 사람도
서로 장문의 생일편지를 써줄 사람도
아무 일이나 구실 없이 문득 편지를 쓸 사람도 없단 말이야?
만나면 안아주고 고마울 때 사랑한다구 해줄 친구도
낮에 두 시간 통화하고 새벽까지 두 시간 카톡할 친구도
생일 전날 저녁에 자취방에 찾아와서 열두 시까지 기다리다 축하해주고 집에 가는 친구도
퇴근 후 영상통화로 바뀐 캠퍼스나 자취방의 투어를 시켜 줄 친구도 없는 거야?
피곤한 밤에 통화하며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다 잠드는 것도
추워하는 친구에게 내 목도리를 풀어 둘러 주는 것도
네가 좋아했던 게 생각났다며 먼 카페의 빵이나 잘 팔지 않는 과자를 아무 이유 없이 사다주는 것도
전부 할 수 없단 말이야???
드레스코드를 맞춰 입고 멋진 하루를 보내는 것도
축하할 일이 있으면 몰래 꽃을 사들고 만나는 것도
어울릴 것 같은 옷을 마구 입혀볼 대상도 없다고???!!!?

저런.
심심해서 어떻게 사니.

...라는 무드의. 약간의 과시였습니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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