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 G는 여자친구가 없는 기간을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했다. 확실히 연애를 하지 않을 때의 그는 푸석푸석하게 마른 행색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결핍을 숨기지 않는 그에게서는 필터를 거치지 않은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그 하소연을 듣다 보면 문득, 남자들의 우정은 실로 버석버석한 것이라 조금의 핑크빛도 허용하지 않아서, 그토록 많은 남자들이 연애를 원하는 게 아닐까? 라는 합리적인 의심도 든 것이다...
그러면 말이야?
보통의 남자들은 여자친구가 없다면
보고 싶다고 전화할 사람도
서로 장문의 생일편지를 써줄 사람도
아무 일이나 구실 없이 문득 편지를 쓸 사람도 없단 말이야?
만나면 안아주고 고마울 때 사랑한다구 해줄 친구도
낮에 두 시간 통화하고 새벽까지 두 시간 카톡할 친구도
생일 전날 저녁에 자취방에 찾아와서 열두 시까지 기다리다 축하해주고 집에 가는 친구도
퇴근 후 영상통화로 바뀐 캠퍼스나 자취방의 투어를 시켜 줄 친구도 없는 거야?
피곤한 밤에 통화하며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다 잠드는 것도
추워하는 친구에게 내 목도리를 풀어 둘러 주는 것도
네가 좋아했던 게 생각났다며 먼 카페의 빵이나 잘 팔지 않는 과자를 아무 이유 없이 사다주는 것도
전부 할 수 없단 말이야???
드레스코드를 맞춰 입고 멋진 하루를 보내는 것도
축하할 일이 있으면 몰래 꽃을 사들고 만나는 것도
어울릴 것 같은 옷을 마구 입혀볼 대상도 없다고???!!!?
저런.
심심해서 어떻게 사니.
...라는 무드의. 약간의 과시였습니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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